한국만화박물관./사진=류은혁 기자
영화 신과함께2 포스터./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한국만화박물관./사진=류은혁 기자
2000년대 중반부터 출판만화가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만화가들은 잡지시장에 머물지,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지 기로에 섰고 일부 만화가들은 막 뜨기 시작한 웹툰시장에 뛰어들었다.
처음으로 웹툰시장에 뛰어든 출판만화 작가는 양영순 작가다. 2004년 7월 파란닷컴에 ‘천일야화(1001)‘를 연재하며 웹툰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2005년부터 만화잡지 황금세대들이 웹툰시장에 진출했다. 윤태호 작가도 파란닷컴에 ‘첩보대작전‘을 발표했지만 웹툰 창작 초기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2007년 웹툰 ’이끼‘를 발표하고 다음 웹툰으로 연재처를 옮기면서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적응을 마친 윤 작가는 ’내부자들‘, ’미생‘을 선보였다.
한국만화박물관에 전시된 웹툰 '미생'./사진=류은혁 기자
이외에도 허영만 작가 이현세 작가 등 만화계의 거장들도 웹툰시장에 뛰어들어 독자와 마주하고 있다.
잡지에서 웹툰으로 가면서 만화가의 데뷔 경로도 다양해졌다. 과거 문하생 및 공모전에 의한 소수 선별적 등용방식에서 현재는 대학의 만화 전공학과를 통해 많은 만화가가 배출되고 있다. 그밖에도 웹툰 플랫폼에서 발탁되거나 만화에이전시에 소속되는 등 데뷔 경로가 매우 다변화되고 있다. 또 전문작가가 아니더라도 자신과 주변의 일상을 만화로 그려내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리는 취미를 가진 아마추어 작가도 늘고 있다.
1990년 공주대에 만화학과가 최초로 설치된 이래 2000년대 중반까지 만화 관련 유사학과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웹툰 초창기와 비교해 현재 웹툰 연재작가 중 만화 전공 작가의 비율은 매우 높아졌다. 만화가를 희망하는 중고생들과 학부모들이 문하생 제도보다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2012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네이버 ‘대학만화 최강자전’ 공모행사는 전공에 관계 없이 대학생 만화가 지망생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공모 결과에 따라 상당액의 상금과 함께 네이버 웹툰 연재 기회를 주는 매우 파격적 특전으로 유명하다. 현재까지 참여유형을 보면 만화 전공학과 학생이 다수를 차지해 만화 전공자가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웹툰 학원도 있다. 2015년 만화기획제작사 와이랩에서 웹툰 전문학원 ‘와이랩아카데미’를 설립했다. 학원 자체적으로 현역 웹툰작가 특강을 열고 정식 데뷔를 지원하기 위해 웹툰 플랫폼 편집부와 협력해 웹툰 품평회 등의 부대행사도 마련하고 있다.
네이버 웹툰 측에 따르면 이렇게 등단해 ‘요일 웹툰’에 연재하는 데뷔 1년 미만의 신인 작가의 수익을 조사한 결과 연평균 수익액이 99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몇몇 유명 작가뿐만 아니라 신인 작가들도 엄청난 연봉이 보장되는 것이다. 하지만 중소플랫폼 작가들에겐 먼나라 이야기다.
◆양극화 현상 심화…4대보험 가입 8.3% 불과
메이저 플랫폼 외에 중소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일부 작가는 생계 유지도 힘들다. 웹툰산업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펴낸 '만화·웹툰작가 실태 기초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작가 761명 중 68.7%에 해당하는 작가들이 지난해 연간 총수입이 3000만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24.7%가 지난해 총수입이 1000만원 미만이라고 답했다. 1000만~2000만원은 21.9%로 약 2명 중 1명(약 46%)이 연 2000만원을 못 벌었다.
웹툰작가 창작 시간./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한 웹툰작가는 “만화가들이 생각보다 지병이 많다. 웹툰하는 분들이 정신적인 질환을 가지고 있는 분이 많다”고 전했다.
한국콘텐츠친흥원에서 발표한 ‘2017 만화산업백서’에 따르면 국내 만화산업의 산업체수는 점점 감소하는 추세지만 매출액과 수출액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만화산업 산업체당 평균매출액 증감률을 보면 온라인 만화 제작·유통업의 매출액은 2014년 대비 2016년 연평균 21%증가했다. 다만 만화산업백서의 통계치에 웹툰 분야 전체가 포함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국내 만화산업의 규모는 통계치에 잡히는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2018년 웹툰시장 이 88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진흥원은 시장의 성장만큼 제도적으로는 여전히 미흡한 측면이 많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기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웹툰작가의 현실을 정확히 분석하고 작가 중심의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혁주 기자